저커버그의 이미지는 추락하는데, 메타는 왜 잘나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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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릴리 자말리
- 기자, 북미 기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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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열린 메타의 연례 제품 공개 행사 '메타 커넥트'에서 기조연설에 나선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연설을 시작한 지 약 3분 만에 감상에 젖은 듯한 어조로 말했다.
양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바닥을 내려다보던 그는 "무언가를 만드는 것은 사랑의 행위"라며 "그것은 우리가 믿는 바를 전하는 방식이며 우리는 우리가 만드는 것에 온 마음과 영혼을 쏟아붓는다"고 강조했다.
애널리스트와 개발자 수백 명 앞에선 그는 곧 자사의 최신 AI 제품들을 소개했다. 새로운 에이전트형 챗봇 '뮤즈', 다양한 스마트 안경을 비롯해 사용자가 손목에 착용하는 다마고치처럼 생긴 휴대용 AI 기기도 선보였다.
물론 최신 기술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자리이긴 했으나, 한 가지 주목할 점이 있었다. 거의 1시간 동안 이어진 연설에서 그는 메타를 오늘날 2조달러 규모의 기업으로 키우는데 핵심 역할을 한 두 서비스, 바로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메타는 지난 1년 동안 청년들이 중독되도록 의도적으로 SNS 플랫폼을 설계했다는 의혹에 휘말리며 잇따른 법적 분쟁을 겪고 있다. 재판 과정에서 사내 이메일, 기업 문서, 내부 고발자 증언 등이 공개됐으며 미 전역의 변호사들과 검찰은 이를 근거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저커버그 개인 역시 인기가 없다. 작년 '퓨 리서치 센터'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3분의 2가 그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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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번 주 개봉 예정인 애론 소킨 감독의 신작 '소셜 레코닝'은 그의 평판에 도움이 되지 않을 듯 보인다. 이 영화는 메타 경영진이 자사 제품이 청소년에게 해를 끼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내부 고발자의 주장을 다룬다.
'할리우드 리포터'의 리뷰에 따르면, 드라마 시리즈 '석세션'으로 유명한 배우 제레미 스트롱은 저커버그를 "완전한 악당"으로 연기한다. 영화 속 저커버그가 "돈이 걸린 문제라면 사소한 책임도 지기 싫어하며 냉담하게" 돌아서는 인물로 그려지는 것.
일각에서는 메타와 SNS 업계 전체를 향한 반감이 커지는 가운데 이 영화가 메타의 이른바 '빅 토바코 순간'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실상은 더 복잡한 듯하다. 수개월간의 악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현실 세계에서 메타의 제품들은 그 어느 때보다 승승장구하고 있다. 앱 사용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사용자들은 이미 메타의 새로운 AI 어시스턴트로 몰려들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과연 무엇이 메타의 기세를 꺾을 수 있을까', 아니면 '메타는 이제 스캔들을 튕겨내는 마치 '테플론' 같은 기업이 된 것일까'라는 질문에 직면하게 된다.
메타의 '신뢰 부족'
올해 메타는 잇따른 논란으로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우선 지난 여름, 로이터는 메타가 자사 챗봇이 "아동과 로맨틱하거나 선정적인 대화를 나누도록" 허용했으며 사용자에게 허위 의료 정보를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메타는 관련 정책을 개정하면서 그러한 응답이 애초에 나와서는 안 됐다고 인정했다.
그리고 올해 들어 배상 청구액은 갈수록 쌓이고 있다. 지난 3월 배심원단은 메타의 인스타그램과 구글의 유튜브로 인해 정신 건강상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캘리포니아주 출신 20세 여성에게 미화 600만 달러(약 80억원)를 배상하도록 판결했다.
비슷한 시기, 뉴멕시코주 당국은 주 최초로 아동 안전 문제와 관련해 메타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리했다. 당시 배심원단은 메타가 자사 플랫폼이 아동에 초래하는 위험에 대해 대중에게 경고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메타는 총 9억42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으며, 판사는 메타를 대기 오염에 비유하며 "공공의 해악"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다만 메타는 이러한 판결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두 사건 모두에 대해 항소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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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메타는 켄터키주의 한 학군이 SNS가 청소년의 정신건강 위기를 초래했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합의를 통해 재판을 피한 기업 중 하나였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메타는 피고 중에서도 가장 많은 금액인 900만달러를 지불하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올여름 메타는 미국 48개 주와 컬럼비아 특별구, 미국령 영토 3곳과 180억달러 규모의 합의안을 체결하며 관심을 끌었다.
다만 메타는 그 어떠한 위법 행위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는데 특히 5일간 이어진 재판 기간에는 수년 동안 어린 사용자들의 안전을 위해 광범위하게 노력해왔고 또 관련 테스트와 연구에도 막대한 자원을 투입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번 합의의 일환으로 메타는 청소년 사용자의 이용 시간을 매일 2시간으로 제한하는 한편, 야간 이용 차단 및 등교 시간 중 알림 비활성화 등의 추가 조치도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밖에도 메타는 이달 말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작될 예정인 청소년 사용자들의 SNS 중독 의혹과 관련한 여러 소송을 앞두고 있다.
한편 지난 12월 호주를 시작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의 SNS 사용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힌 국가들도 늘어나고 있다.
SNS는 여전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나, 이를 만든 SNS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호감도가 낮은 편이다. 로이터/입소스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85%는 "SNS가 어린이에게 중독성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61%는 정부의 감독 강화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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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기업이 대중의 신뢰를 잃게 되면 존재 자체가 위협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뉴욕대학교 스턴 경영대학원의 앨리슨 테일러 부교수는 "일단 대중이 당신을 신뢰하지 않게 되면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고 표현했다.
"마치 … 너무나도 신뢰를 잃어서 그들이 회복할 수 있을지조차 모르겠습니다."
'역풍을 견디며'
이렇듯 여러 부정적인 소식이 이어졌지만, 인스타그램이나 왓츠앱 같은 메타의 주요 앱은 사용자 수가 전년 대비 3% 증가했다. 메타의 올해 2분기 매출은 2025년 같은 기간에 비해 28% 증가했다고 한다.
비록 많은 브랜드들이 잠재적인 사용자 기반으로 바라보는 10대 청소년 시장을 덜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고 합의하긴 했으나, 메타에 따르면 10대 청소년은 이들이 벌어들이는 매출의 1%도 차지하지 않는다. 어린 사용자들 사이에서 더 인기 있는 경쟁사는 틱톡과 구글의 유튜브다.
또한 48개 주와의 합의는 오히려 메타의 큰 승리로 평가되고 있다. 합의 덕에 저커버그를 포함한 메타 경영진은 증언대에 서지 않아도 된다. 사내 문서가 더 공개되지도, 회사가 잘못을 인정하지도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실제 합의 발표 직후 메타의 주가는 4% 급등했는데 지난 한 달 동안에는 무려 25% 이상 상승했다.
비평가들은 메타가 자신들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소비자들이 어디까지 용인할 수 있는지 시험해왔으며 지금까지는 사업적으로 그 여파를 대체로 잘 견뎌냈다고 평가한다. 즉, 사람들이 메타라는 회사 자체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이들의 제품을 계속 사용해왔고 또 앞으로도 사용할 것이라는 의미다.
미국의 컨설팅 업체 '무어 인사이트 앤 스트래티지'의 설립자이자 CEO인 패트릭 무어헤드는 "메타는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위치에 서 있다"고 언급했다.
메타의 새로운 AI 에이전트
하지만 메타의 AI 진출에는 대중의 신뢰 회복도 중요하다.
메타는 지난달 새로운 AI 어시스턴트 앱인 '뮤즈'를 출시했다. 뮤즈는 결국 AI 에이전트다. 한 번에 한가지 작업만 수행하는 '챗GPT'와 같은 챗봇과는 달리, 여러 단계의 작업을 수행하고 몇 시간에 걸쳐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이는 주요 테크 기업이 공개한 최초의 AI 에이전트 앱이기도 하다. 뮤즈를 2주 동안 사용해 본 '뉴욕타임스'의 기술 담당기자는 "정말 놀라웠다"는 평가를 남겼다. 이 앱은 기자를 대신해 치과 보험사에 전화를 걸고 식료품을 주문했으며 신용카드 지출 내역을 엑셀 파일로 정리해 주기도 했다.
하지만 뮤즈의 진가는 사용자가 자신의 신용카드 정보, 구매 내역, 이메일 수신함 등 가장 사적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했을 때 비로소 드러난다.
이는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 오랫동안 논란이 됐던 기업으로서는 상당히 과감한 요구다. 10년 전, 페이스북 사용자 수백만 명의 데이터가 유출되어 정치 컨설팅 회사에 의해 악용됐다는 사실이 드러난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스캔들'을 시작으로 메타는 과거에도 이 분야에서 그다지 평판이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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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가 '메타 커넥트'에서 기조연설을 한 지 불과 이틀 만에 뉴멕시코주의 또 다른 재판에서는 메타가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활용 방식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배심원단이 판단이 나왔다. (다만 메타 측은 이 판결에 동의하지 않았으며 자사를 겨냥한 왜곡 시도에 맞서 싸우겠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편리한 뮤즈 사용을 위해 사용자들은 기꺼이 자신의 사적 데이터를 넘겨줄까.
일부 사용자들은 그럴 수 있다고 말한다. 출시 한 달 만에 뮤즈 다운로드 수는 이미 500만 건을, 주간 활동 사용자 수는 3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북미 시장에서 챗GPT가 처음 출시됐을 때보다 빠른 속도다.
한편 저커버그는 꾸준히 신제품이 출시되는 자사의 AI 스마트 안경 라인업과 뮤즈가 연동되어 사용자는 손을 쓰지 않고도 이른바 "개인용 초지능"을 호출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메타는 스마트 안경 분야에 분명 큰 야심을 품고 있다.
'포레스터'의 SNS 및 인플루언서 분석가인 케이트 위닉은 "메타는 이 분야의 선두주자가 되고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 시장이 얼마나 커지든 간에 적어도 당분간은 메타가 스마트 안경 분야를 지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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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스마트 안경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은밀히 촬영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며 '변태 안경'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메타는 사진이나 동영상이 촬영 중임을 알리는 표시등을 사용자가 임의로 조작하지 못하도록 했다.
또한 저커버그는 최근 음성 전용 스마트 안경도 새로 발표했는데, 이는 사생활 침해 우려를 잠재우려는 명백한 시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메타를 비판하는 이들은 여전히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미국 비영리 단체 '히트 이니셔티브'의 브룩 이스툭은 "소비자들은 메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금까지 이 회사가 아동에게 안전한 제품을 만든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그렇다면 소비자가 대체 왜 가장 사적인 정보를 넘겨주려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개인정보 보호 vs 편리함
저커버그는 이번 기조연설에서 민감한 사생활 보호 문제에 대해 짧게 언급했다. 연설 도중 그의 뒤편 스크린에는 뮤즈 마스코트가 파란색 자물쇠를 껴안고 있는 이미지가 잠시 나타났다.
저커버그는 청중을 향해 "뮤즈와 안경에 표시되는 콘텐츠가 얼마나 개인적인지 잘 알기에 우리는 처음부터 이 모든 시스템에 최첨단 사생활 보호 및 보안 기능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메타의 클라우드 내에서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일종의 컴퓨터 시스템인 개인용 가상 머신을 내세웠다. 메타 측에 따르면 뮤즈 사용자의 데이터는 바로 이곳에 저장될 예정이다.
저커버그는 머지않아 "메타조차도 그 정보에 접근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고객의 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 가상 머신이 올해 말에 출시될 예정이며 다른 개인정보 보호 조치도 차차 도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을 강조하는 메타의 행보는 소비자들을 안심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위닉은 사용자들이 여전히 이러한 보호 조치 대부분이 사용자가 직접 동의해서 활성화하는 방식임을 지적하며 "메타는 그러한 보호 조치를 안하고도 그냥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그냥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저커버그가 캘리포니아에서 연단에 오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몇몇 SNS 사용자들은 뮤즈가 제멋대로 행동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한 사용자는 뮤즈가 허가 없이 이메일을 읽었다고 했다. 다만 메타는 이러한 보도에 반박하며 사용자의 동의 없이 뮤즈가 이메일에 접근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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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헤드는 "이 맞교환이 유익하다고 여긴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며 결국 대다수의 사용자는 편리하고 유용하다면 개인 정보 보호 측면에서 어느정도 양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것이 바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사용자가 여전히 수십억 명에 달하는 이유"라는 것이다.
숫자만 놓고 보면 메타의 주요 수익원인 SNS 광고 사업은 꾸준히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메타는 올해 2분기 매출 608억 달러, 순이익 159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렇듯 꾸준히 들어오는 수익은 비웃음을 많이 산 메타버스부터 현재 진행 중인 AI 인프라의 대규모 확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투자에 원동력이 된다.
뮤즈는 어떨까. 위닉은 시간을 절약해주는 효과가 있는데, 이는 많은 이들이 매우 좋아하고 바라는 요소로 평가된다.
물론 AI 투자는 절대 저렴하지 않다. 메타의 최근 재무제표에 따르면 현재 메타의 장기 부채는 837억 달러에 달한다.
그럼에도 메타 경영진은 회사의 AI 전환에 대해 낙관적인 듯 보인다. 앤드류 보스워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핵심은 바로 에이전트다. 이것은 사용자를 대신해 업무를 수행하며 인생의 목표를 달성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언제나 곁에서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는 큰 계획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그 미래는 궁극적으로 사용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느냐 여부에 달려 있을지도 모른다.
상단 이미지 출처: CTMG, Inc./Leah Gall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