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보우소나루', 우파 열풍 힘입어 브라질 대선 1차 투표서 1위
- 기자, 레안드로 프라제레스
- 기자, BBC 브라질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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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치러진 브라질 대통령선거 1차 투표에서 우파 성향의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후보가 깜짝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블루 타이드(파란 물결)' 즉, 라틴아메리카에서 우파 지지세가 다시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최근 사례일 수 있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이달 말 2차 투표를 치르게 됐으나, 보우소나루 후보가 1차 투표에서 예상치 못하게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만큼, 좌파 성향의 후보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는 현직 대통령직을 유지하려면 전례 없는 선거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현 상원의원인 보우소나루(45) 후보는 도널드 미국 대통령과 이념적으로 닮았다 하여 '열대의 트럼프'로 불렸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장남으로, 아버지가 일군 우파 정치 가문의 일원이다.
이번이 첫 대선 출마인 보우소나루 후보는 노동자당(PT) 소속의 룰라(80) 대통령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며 관측통들을 놀라게 했다.
앞서 모든 여론조사에서 룰라 대통령과 보우소나루 후보는 통계적으로 동률을 이루며 박빙의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4일 실제 개표 결과는 달랐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5610만 표를, 룰라 대통령은 5380만 표를 기록했다.
보우소나루 후보의 선전에는 룰라 대통령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자신을 청년 유권자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역동적인 젊은 정치인으로 내세워왔다. 특히 연간 살인사건 발생 건수가 4만 건을 웃도는 브라질에서 청년들은 범죄율 증가를 우려한다.
그러나 브라질에서 가장 권위 있는 여론조사 기관 중 하나인 '다타폴하'와 같은 조사 기관들은 이번 선거는 '누가 덜 미움 받느냐'의 싸움이었다고 분석한다.
다타폴하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선거 전날 두 후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대율은 각각 45%로 동일했다.
그러나 룰라 대통령 측 상황이 더 심각했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 정부를 부정적으로 보는 쪽은 49%에 달했으나, 지지한다는 이들은 48%에 그쳤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브라질 역사상 이처럼 부정적인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은 없다고 말한다.
룰라 정부에 대한 유권자들의 이 같은 불만은 그가 역설적인 상황에 처해있음을 보여준다. 브라질의 현재 공식 실업률은 약 5.3%로 사상 최저 수준이며, 평균 소득 또한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이렇듯 경제가 겉보기에는 견조한 성과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국민들은 생활 여건에 대한 불만이 상당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룰라 대통령은 대표적인 사회복지 정책인 '볼사 파밀리아'의 지원금을 15% 인상했다. 또한 2018년에 합법화됐으나 이후 중독으로 인한 광범위한 가계 소득 손실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온라인 도박을 금지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보우소나루 후보의 이번 성공을 견인한 2번째 요인은 브라질 대법원을 대하는 그의 태도다.
그는 이번 선거 운동 기간 줄곧 대법원을 집중적으로 비난했는데, 이는 아버지의 대통령 재임 시절 행보와 유사하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2023년 군중 수천 명이 브라질리아 소재 3부 청사를 점거했던 쿠데타 미수 사건과 관련해, 아버지를 유죄로 판결한 대법원의 결정을 비난하는 입장이다. 해당 사건은 2021년 1월 6일 워싱턴 D.C.에서 발생한 미국 국회의사당 습격 사건과 비교되기도 한다.
이후 2025년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27년 징역형을 선고 받자, 우파 진영은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해당 재판을 주도한 알렉상드르 지 모라이스 대법관이 논란의 한가운데에 섰다. 모라이스 대법관은 룰라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로 알려져 있다.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후보는 모라이스 대법관과 관련된 또 다른 스캔들도 정치적 호재로 활용하고 있다. 바로 '방쿠 마스테르' 부패 스캔들이다.
지난 3월 체포된 금융업자 다니엘 보르카로는 브라질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금융 사기 사건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 스캔들을 주도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정치권 전반에 걸친 고위 인사들이 이 사건에 연루돼 있다.
보르카로가 체포를 피하고자 모라이스 대법관에게 도움을 청한 것으로 보인다는 경찰의 발표는 룰라 대통령에게도 간접적으로 타격을 입혔다. 모라이스 대법관은 어떤 부정행위도 없다는 입장이다.
모라이스 대법관은 룰라 대통령이 임명한 인물은 아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쿠데타 재판을 주재했다는 점에서 룰라 측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편 이번 보우소나루 후보의 승리는 대선 결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상원 선거에서는 보우소나루 가문이 이끄는 자유당이 의석 수를 15석에서 28석으로 늘렸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과 차남 카를루스 또한 상원의원으로 당선됐는데, 이는 이 가문의 막강한 영향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룰라 대통령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브라질 대선 역사상 1차 투표에서 뒤처졌던 후보가 격차를 뒤집고 2차 투표에서 승리한 사례는 전례가 없다.
정치 분석가 도라 크라머는 일간지 '폴하 지 상파울루'에 기고문을 통해 룰라 대통령과 보르소나우 후보 모두 이제는 중도표 포섭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브라질인들은 자국의 정치가 너무나 불안정해서 과거조차 예측할 수 없다고 말한다.
현재로서는 룰라의 역전극은 쉽지 않아 보이지만, 여전히 가능성은 남아 있다.
룰라 대통령이 보우소나루 후보를 상대로 전례 없는 역전승을 거둔다 해도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보우소나루를 필두로 하는 우파는 이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정치적 세력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