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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이 약물 먹여 소변보게 해'…프랑스서 여성 250명 피해 주장
- 기자, 엠마 에일스
- 기자, BBC 월드 서비스
- Reporting from, 파리, 스트라스부르
- 기자, 아멜리아 버터리
- 게재 시간
- 읽는 시간: 6 분
"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어요. 다리 감각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죠."
아나이스 드 보스는 말했다.
"무서웠어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몰랐어요."
2011년 7월, 당시 27살이던 아나이스는 파리에 있는 프랑스 문화부의 채용 면접을 보고 있었다. 평소 커피를 마시지 않았지만 면접관인 고위 공무원 크리스티앙 네그르가 커피를 권하자 예의상 받아 마셨다.
아나이스는 BBC 글로벌 우먼에 "그가 직접 커피를 탔는데 맛이 이상했다"며 "절반 정도 마셨다"고 말했다.
면접은 사무실에서 시작됐지만 몇 분 뒤 네그르는 밖으로 나가자고 제안했다.
두 사람이 파리 거리를 걷던 중 아나이스는 큰 요의를 느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였다.
아나이스는 네그르에게 급히 화장실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아, 쉬 마려워요?'라고 말했어요."
"어린 애가 된 기분이었어요. 그런데 그가 저를 바라보는 방식이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거의 신이 난 것처럼 보였죠."
아나이스는 네그르가 센강 다리 아래에 있는 창고 문을 가리키며 "여기서 볼일을 보면 돼요"라고 말했다고 했다.
아나이스를 포함해 약 250명의 여성은 네그르가 2009년부터 2018년 사이 자신들에게 약물을 먹였다고 보고 있다. 약물을 이용해 상대를 통제하는 이른바 '화학적 복종(chemical submission)'을 당했다는 주장이다.
'화학적 복종'은 2024년 프랑스에서 지젤 펠리코 사건을 계기로 널리 알려졌다. 펠리코의 남편은 아내에게 진정제를 먹여 의식을 잃게 한 뒤 낯선 남성들을 불러 아내를 성폭행하게 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겁이 나기 시작했어요. 그가 저를 방 안으로 밀어 넣고 뒤에서 문을 닫는 모습이 머릿속에 떠올랐어요."
아나이스는 상황이 "너무 이상하다"고 생각해 다른 곳으로 가자고 강력히 주장했다.
두 사람은 화장실을 이용하려고 루브르박물관까지 걸어갔다. 하지만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1유로를 내야 했고, 아나이스는 지갑을 문화부 사무실에 두고 온 상태였다. 네그르는 자신도 현금이 없다고 말했다.
소변을 참느라 통증까지 느낀 아나이스는 다급하게 화장실을 찾았다. 그러다 한 카페의 허락을 받아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그때는 몸에 정말 힘이 없었어요."
아나이스는 화장실로 향하던 중 결국 소변을 참지 못하고 옷을 적셨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면서 그래도 네그르가 보지 않는 곳에서 실례를 했다는 사실에 조금이나마 위안을 느낀다고 했다.
"적어도 그 사람이 보지는 않았어요."
이어 "원피스를 입고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어요"라며 덕분에 벌어진 일을 감추기가 한결 수월했다고 설명했다.
아나이스는 네그르와 3시간을 함께 보낸 뒤 "어지럽고 기운이 완전히 빠진 상태였다"고 말했다.
아나이스는 결국 채용되지 않았다. 네그르를 의심하기도 했지만 무엇 때문에 그렇게 불편한 기분이 들었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했다.
이 일은 아나이스의 자신감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후 몇 년 동안 그는 당초 바라던 것보다 목표를 낮춰 진로를 택하게 됐다.
그러던 2019년, 경찰로부터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경찰을 만나고 나서야 아나이스는 네그르가 문화부 채용 면접을 가장해 약물을 먹인 혐의를 받는 여성 약 200명 가운데 자신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충격을 받았어요. 하지만 제가 미친 게 아니었다는 걸 알게 돼 기뻤어요. 그날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이후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 수십 명이 추가로 나왔다.
경찰은 네그르가 이뇨제를 사용한 것으로 봤다. 이뇨제는 고혈압 등 여러 질환을 치료하는 데 쓰이는 약물로, 소변 배출량을 늘리는 작용을 한다.
아나이스는 네그르를 만난 당일에도 그가 자신의 음료에 무언가를 넣었을 수 있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하지만 이내 "문화부인데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며 의심을 접었다.
여성 명단 '실험 P'
아나이스는 경찰로부터 네그르의 컴퓨터에서 '실험 P'라는 제목의 피해 추정 여성 명단이 담긴 엑셀 파일을 발견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경찰이 자신을 찾아낸 것도 이 문서 덕분이었다.
아나이스에 따르면 문서에는 여성들이 면접을 위해 도착한 시간과 이뇨제를 투여한 시점, 소변을 보기까지 걸린 시간, 당시 어떤 속옷을 입고 있었는지 등이 기록돼 있었다.
아나이스는 이제 당시 네그르가 타준 커피에서 이상한 맛이 났던 것은 이뇨제 때문이었다고 확신한다.
네그르에 대한 수사는 2018년 6월 시작됐다. 프랑스 검찰은 올해 2월 발표한 성명에서 당시 네그르가 탁자 아래에서 여성의 사진을 찍다가 동료에게 적발됐다고 밝혔다.
네그르는 문화행정 지역국장 직무에서 우선 정직 처분을 받았으며, 2019년 문화부에서 해임됐다.
검찰에 따르면 네그르는 2018년 수사 과정에서 채용 면접을 보던 여성들에게 "굴욕적인 상황을 강요했다"고 진술했다.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 중 상당수는 경찰의 연락을 받고 나서야 자신이 피해자일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고 했다. 일부 여성은 언론 보도에서 아나이스를 비롯한 피해 주장 여성들의 모습을 본 뒤 직접 신고했다.
현재 60대인 네그르는 약물 투여와 사생활 침해, 성폭행 등의 혐의로 정식 수사를 받고 있으며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BBC는 네그르의 변호인을 통해 이 기사에 담긴 의혹에 대한 입장을 요청했으나 그는 답변을 거부했다.
네그르의 기록에 이름이 올라 있던 또 다른 여성은 마리엘렌 브리스였다. 그는 2016년 당시 근무지였던 스트라스부르에서 프랑스 문화부 채용 면접을 진행했다.
마리엘렌에 따르면 네그르는 그에게 긴장한 것 같다며 "긴장을 풀 수 있도록" 밖에 나가 걸을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운하를 따라 걷던 중 마리엘렌 역시 아나이스처럼 갑자기 소변을 참을 수 없게 됐고 급기야 통증까지 느끼기 시작했다.
네그르는 근처에 공중화장실이 있다고 했지만 막상 도착한 곳에는 화장실이 없었다고 마리엘렌은 말했다.
"정말 견디기 힘들기 시작했어요. 통증 때문에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눈물이 계속 흘러내렸어요."
마리엘렌은 결국 길에서 소변을 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네그르는 자신의 재킷으로 가려주겠다고 제안했다.
"너무나 수치스러웠어요. 그는 제게서 눈을 떼지 않았어요."
마리엘렌은 이후 수년 동안 수치심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아나이스와 마찬가지로 마리엘렌도 경찰의 연락을 받고 자신이 네그르의 피해자로 추정되는 여성 가운데 한 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소식을 접하고 그는 "정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화학물질 투입
네그르의 기록에 이름이 올라 있던 또 다른 여성은 마리엘렌 브리스였다. 그는 2016년 당시 근무지였던 스트라스부르에서 프랑스 문화부 채용 면접을 진행했다.
마리엘렌에 따르면 네그르는 그에게 긴장한 것 같다며, "긴장을 풀 수 있도록" 밖에 나가 걸을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운하를 따라 걷던 중 마리엘렌 역시 아나이스처럼 갑자기 소변을 참을 수 없게 됐고, 급기야 통증까지 느끼기 시작했다.
네그르는 근처에 공중화장실이 있다고 했지만, 막상 도착한 곳에는 화장실이 없었다고 마리엘렌은 말했다.
"정말 견디기 힘들기 시작했어요. 통증 때문에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눈물이 계속 흘러내렸어요."
마리엘렌은 결국 길에서 소변을 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네그르는 자신의 재킷으로 가려주겠다고 제안했다.
"너무나 수치스러웠어요. 그는 제게서 눈을 떼지 않았어요."
마리엘렌은 이후 수년 동안 수치심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아나이스와 마찬가지로 마리엘렌도 경찰의 연락을 받고 자신이 네그르의 피해자로 추정되는 여성 가운데 한 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정말 큰 충격이었어요."
조소 의원은 올해 약물 피해가 의심되는 여성이 경찰에 정식으로 신고하지 않고도 혈액이나 소변, 모발 시료를 검사기관에 제출해 검사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시범사업 도입을 주도했다.
조소 의원은 BBC 글로벌 우먼에 "사람들이 행동에 나서고 있고, 피해자들도 피해 사실을 더 적극적으로 알리고 신고하고 있습니다. 이는 중요한 변화입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계도 있다. 아나이스와 마리엘렌을 비롯한 네그르의 피해 주장 여성 상당수는 자신이 약물 피해를 당했다는 사실을 의심하지 못했다. 또 약물 투여 직후 신속하게 검사하지 않으면 혈액이나 소변에서 해당 성분이 검출되지 않을 수 있다.
모발에서는 약물 성분이 더 오랫동안 검출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약물이 투여된 정확한 시점을 확인하기 어려워진다.
'파리 공공병원그룹(AP-HP) 산하 레몽 푸앵카레 병원 장클로드 알바레즈 교수는 이뇨제를 이런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독성학자로 일한 26년 동안 이와 같은 사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설명이다.
연구소는 평소 400가지 약물 성분을 검사하고 있다. 알바레즈 교수는 "이제 프랑스에서는 이뇨제 성분도 검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나이스가 네그르를 만난 지 15년, 경찰에 처음 진술한 지는 7년이 지났다.
다른 피해 주장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아나이스도 네그르 사건이 재판에 넘겨지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는 데 불만을 느끼고 있다.
여성 약 30명을 지원하는 여성인권단체 '여성재단'에 따르면, 그 사이 가해자로 지목된 네그르는 인사 분야에서 계속 일해 왔다.
현재 42세인 아나이스는 "모든 상황이 불안하고, 우리가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 생각하면 화가 난다"고 말했다.
아나이스는 2019년 경찰에 처음 진술한 뒤 여러 차례 이메일을 보냈지만, 2023년까지 사건에 관해 아무런 소식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4년 동안 제가 피해자라는 사실을 혼자 감당해야 했어요.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몰랐어요. 사법제도에 정말 화가 납니다."
마리엘렌은 이 같은 기다림을 "2차 피해"라고 표현했다.
그는 "피해자가 피해가 얼마나 컸는지 입증해야 하고,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 진료를 받고 구체적인 기록도 작성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사건 처리가 지연되면서 피해를 견디는 일은 더욱 힘들어졌다.
"우리가 완전히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느낌이 반드시 드는 것은 아니에요."
유엔여성기구의 칼리오피 밍게이루는 BBC에 각국 정부와 경찰, 사법기관이 약물을 이용한 성폭력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관계 당국이 "매우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성폭력 의혹 사건의 처리 지연이 "여성들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BBC는 프랑스 경찰과 사법당국, 정부에 사건 처리와 관련한 비판에 답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들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마리엘렌은 오랫동안 침묵했지만, 더는 수치심을 느끼지 않게 되면서 입을 열었다.
그는 "내가 숨을 이유는 없다"며 "나는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내 이야기를 통해 다른 여성들이 자신의 경험을 되짚어보고 피해자라는 사실을 깨달아 신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는 목소리를 내는 일이 필요해요. 성차별적 폭력과 성폭력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이 기사는 세계 곳곳의 잘 알려지지 않은 중요한 이야기를 전하는 BBC 월드서비스의 '글로벌 우먼'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본 기사는 영어 원문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인공지능(AI)을 사용했으며, 출고 전 BBC 기자의 확인을 거쳤습니다. BBC의 AI 활용 정책을 더 알고싶다면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