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중국 외교부 당국자 한국 정부에 '올바른 판단 해야'

지난 5월 오전 경기도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에 수출을 기다리는 컨테이너들이 가득 들어차 있다
사진 설명, 지난 5월 오전 경기도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에 수출을 기다리는 컨테이너들이 가득 들어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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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 당국자가 한국 정부를 향해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지난달 28일 한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중 무역 갈등이 한중 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한국 내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드' 배치로 한중 관계가 크게 경색됐던 만큼 그 연계성을 질문한 것이다.

중국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이 한국 측에 중국에 대한 자문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그저 미국이 원하니 동참하는 것인지,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어떤 관계에서나 어려움은 생기기 마련이지만 이런 우여곡절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며 그게 중국이 바라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한국 측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제재 전선'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당국자는 아울러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를 언급하며 한미동맹을 존중하지만 중국의 안보이익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이 말한 '올바른 판단'이란 결국 중국 편에 서라는 요구로 볼 수 있다며 국가 이익을 중심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게 한국의 기본 입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박병광 동북아연구실장의 설명이다.

"국가 이익을 중심으로 바라보는 게 국제 정치의 현실이라고 봤을 때 중국이 이제 와서 그 문제를 옳고 그름의 잣대로 이제 와서 그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어찌 보면 좀 자기중심적인 거죠. 그 잣대는 중국이 정한 거잖아요. 사드 때에도 자기네가 옳았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인가? 한국은 옳지 않았고? 그런 생각을 한국으로서는 할 수 있다는 거죠. 중국의 입장을 이해는 하지만 국가 이익의 입장에서 정할 수 밖에 없다는 게 한국 정부의 기본 입장이 되어야 할 겁니다."

세종연구소 이성현 중국연구센터장은 중국 내부에서 한국에 대한 사드 보복이 성공적이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심리전과 여론전으로 인해 한국 내에 외교적으로 '사드' 문제를 잘 해결하지 못한 '트라우마'가 자리했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한국이 또다시 사드 배치 당시처럼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미국이 한국을 고려하지 않은 채 독자적으로 대북 문제에 접근하는 경향이 커질 수 있다고 이성현 센터장은 관측했다.

미중 간 갈등이 심화될 수록 자칫 대북문제에 있어서 한국이 움직일 수 있는 외교-전략적 공간이 좁아지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미중 간에 갈등이 심화되면 협조보다는 갈등 국면으로 가게 되면서 이제는 북핵 문제 해결 자체보다는 북핵 문제를 어떻게 하면 미중 간의 헤게모니 경쟁 구도에서 이용할 수 있을까, 원초적인 강대국 대 강대국의 경쟁 구도 안에 하부구조로 한반도 문제가 들어가게 되고 그렇게 될 경우 국 정부가 원하는 조율자 역할을 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외교적 공간은 더욱 줄어들게 될 겁니다."

이성현 센터장은 '사드'와 같이 미중 무역전쟁에서도 한국은 계속해서 선택을 강요 받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미중 간 패권 경쟁 구도 속에서 한국이 어떻게 포지셔닝을 할 것인지에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박병광 동북아연구실장은 갈등이 관리 가능한 상황에서는 북핵 문제에 대한 인식을 미중이 함께 했지만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게 된다면 북핵 문제 해결에 부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과거 무역적자로 불거진 미중 무역전쟁이 현재는 미국의 중국 첨단 기술에 대한 억압으로 그 양상이 바뀌었다며 중국이 미국에 보복 조치를 취할 경우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박병광 실장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