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미국과 무역협상 결렬에 '동일 관세로 맞대응'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퀘벡주와 뉴펀들랜드주 간 수력발전 협정 발표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퀘벡주와 뉴펀들랜드주 간 수력발전 협정 발표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 기자, 나딘 유시프
    • 기자, 캐나다 담당 기자
    • 기자, 토비 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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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협상이 막판에 결렬되면서, 캐나다산 광범위한 상품에 대한 미국의 새로운 관세가 22일(현지시간) 자정을 기해 발효됐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전날 밤 협상 시한을 앞두고 협상 중단을 발표하면서 미국산 제품에 대해 미국이 부과한 관세와 동일한 규모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카니 총리는 "미국 측이 막판에 제안 조건을 변경한 것은 불공정하고 경제적으로도 타당하지 않으며, 어떤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그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양국 무역 협상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캐나다산 수입품 약 200억 달러(캐나다달러 280억 달러) 규모에 대해 8월 19일까지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뒤 7월부터 집중 협상을 벌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초 양국이 서로에게 "매우 좋은" 무역 협정 체결에 가까워졌다며 해당 관세 부과를 일시적으로 유예했다.

하지만 협상 시한을 불과 몇 분 앞두고 카니 총리는 협상에서 "중요한 진전"이 있었지만 "캐나다 국민을 위한 우리의 목표를 충족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따라 오늘 저녁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으며, 협상단에 오타와로 복귀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막판에 제안 조건을 변경한 것은 불공정하고 경제적으로도 타당하지 않았으며, 어떤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그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카니 총리의 발표 이후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성명을 통해 "오늘 밤 캐나다가 이번 주 초 합의했던 조건에 따른 무역 협정 체결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소셜미디어 X에 올린 성명에서 "미국이 캐나다에 우리 시장에 진출하는 주요 수출국 가운데 가장 우대받는 대우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음에도, 캐나다가 새로운 요구를 내놓고 기존 약속 일부를 뒤집으면서 최근 며칠간 어렵게 이뤄낸 균형을 무너뜨렸다"고 주장했다.

이번 협상 결렬은 미국과 캐나다 양국 당국자들이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무역 협정 체결이 임박했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던 이번 주 초 분위기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다.

협상단은 미국이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부과하는 관세를 현행 50%에서 25%로 낮추고, 캐나다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도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대가로 카니 총리는 캐나다 각 주정부에 매장에서 미국산 주류 판매를 재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위치한 GM 조립 공장 밖에 주차된 차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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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위치한 GM 조립 공장 밖에 주차된 차량들

미국과 캐나다 두 주요 교역국 사이의 긴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백악관에 복귀한 뒤 광범위한 글로벌 관세 정책을 시행하면서 지속돼 왔다. 이로 인해 수십 년간 이어져 온 미국과 캐나다 간 자유무역 체제도 크게 흔들렸다.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캐나다는 이제 트럼프 대통령이 대공황 시기의 법률인 1930년 관세법(Tariff Act of 1930)을 근거로 부과한 새로운 50% 관세의 적용을 받게 된다.

대상 품목에는 와인, 유제품, 시멘트, 의류, 아이스하키 장비 등이 포함된다.

이번 관세는 미국이 이미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 목재 등에 부과하고 있는 기존 관세에 추가로 적용된다.

캐나다는 지난 1년 넘게 미국과 협상을 재개했다 중단하기를 반복하면서, 이들 핵심 산업에 대한 미국의 관세를 철회하거나 인하하는 내용의 협정을 추진해 왔다.

반면 미국은 캐나다에 여러 양보 조치를 요구해 왔다. 여기에는 미국산 자동차에 남아 있는 캐나다의 보복 관세를 철회하고, 미국 치즈 생산업체의 캐나다 시장 접근을 확대할 수 있도록 유제품 수입 쿼터를 조정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또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로 캐나다 대부분의 주정부가 도입한 미국산 주류 판매 금지도 해제할 것을 요구했다.

미국과 캐나다 양국의 기업과 이해관계자들은 새로운 미국 관세가 양국 모두에 피해를 줄 것이라며 협상 타결을 촉구해 왔다.

미국상공회의소는 이번 주 초 성명을 통해 "관세가 더 높아지면 양국 경제가 모두 타격을 입고 미국 가정의 비용 부담이 늘어나며, 핵심 공급망이 더욱 교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 따른 무역에 의존하는 미국 내 1,300만 개 일자리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캐나다 여론조사업체 애버커스 데이터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캐나다인의 약 36%는 미국의 관세에 보복하는 방안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약 30%는 카니 정부가 협상을 계속해야 한다고 답했다.

향후 보복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미국이 캐나다의 보복 관세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